슈룹은 어떤 작품인가?
tvN에서 10월 15일부터 매주 토, 일 밤 9시 10분에 선보인 새 드라마 "슈룹"이 인기에 시동을 걸며 그 스타트를 알렸다.
슈룹은 내 자식들을 위해서는 기품 따위는 과감하게 내다버린,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서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 임화령의 파란만장한 궁중 분투기를 그린 사극이다.
지금까지 봐 왔던 중전이 아니다.
과연 명불허전이라는 말로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배우 김혜수가 사극으로 복귀했다.
김혜수는 tvN "슈룹"을 통해서 오래간만에 사극으로 찾아왔는데, 크고 시원시원한 서구적 마스크를 이용해 오히려 카리스마 넘치는 중전의 모습을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김혜수는 극중에서 매일 사고를 쳐대는 아들들 때문에 언제나 궁에서 종종거리는 걸음으로 다닐 수밖에 없는 중전 임화령 역을 맡았는데, 우리가 그동안 보아왔던 중전마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김혜수가 그리는 중전의 모습은 이렇다.
허구한 날 사고를 쳐대는 사고뭉치 아들들을 케어하기 위해서 욱하는 것은 물론, 욕까지도 서슴지 않는 모습의 중전마마!!
김혜수가 이런 중전의 모습을 친근하고 사실감있게 그려냈다.
그동안 예고편으로는 정통 사극의 단아한 중전의 모습을 보여줄 것만 같고, 진중하고 근엄한 중전의 이미지를 보여줄 것만 같았지만 뚜껑을 연 이 드라마의 시작 바로 전 오픈된 예고편에서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중전의 모습에 기대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기존의 정통 사극 화법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난 임화령의 모습은 드라마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는데, 근엄한 중전의 이미지를 대신해서 유쾌하다 못해 통쾌하고 시원시원한 중전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은 이런 매력적인 중전의 모습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학교에 가기 싫어서 늦장을 부리는 아들들을 제시간에 보내기 위해서 온 궁 간을 종종걸음으로 누비며 아들을 찾는 모습이나, 아들의 등짝을 과감하게 내리치며 잠이 깨도록 하는 모습은 현대의 엄마들의 모습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또, 항상 골치를 썩이는 아들들이지만, "회강에서 모두 통의 성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에는 입가에서 미소를 지울 수 없기도 하고, 몸에 좋은 것은 일단 먹고 보자는 신념으로 공진단까지 과식을 해대는 등 좀 과하다 싶은 설정까지도 즐겁고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한편 대비마마 김해숙과는 위에서 말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팽팽한 긴장감을 그리며 선사한다. 중전의 아들들에게 적개심을 갖고, '저것들'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 대비의 폄하에 굴하거나 지지 않고 오히려 대비의 신경을 예리하게 건드려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기도 한다. 마치 지금의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를 그려내는 듯하다.
김혜수는 '장희빈'을 끝으로 사극으로는 만나기 힘들었는데, 이번에 오래간만에 사극에 도전하여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또한 김혜수만의 연기력으로 무장한 임화령을 앞으로는 어떻게 그려낼지 큰 기대를 갖게 한다.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그 어떠한 이물감도 없이 소화해낸 배우 김혜수에게 명불허전이라는 단어 외에 그 어떤 수식어가 어울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