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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자로 살기/성지순례

김대건 신부 치명 순교길 - 나만의 도보 성지순례 서울교구

by 풀꽃향기 2021.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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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9일 성요셉대축일은 제가 교리교사를 시작한지 10주년되는 날이었어요.

당시 원장수녀님의 이끌림으로 교사실에 처음 발을 딛고 그 동안 힘이 들어 수없이 그만두겠다고 한 적도 많고, 아이들과 함께 하며 보람을 느끼고 오히려 내 자신의 신앙이 많이 크게되는 소중한 10년이었어요.

 

그래서 약 한 달전부터 저 혼자만의 성지순례를 계획했어요.

2년 전쯤에 서울교구의 서울순례길은 몇 곳을 빼고는 모두 걸어보았지만

올해는 특별히  '2021년 유네스코 UNESCO 세계 기념 인물'로 선정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아서 신부님께서 걸으셨던 그 치명 순교길을 걸어보고 싶었어요.

그 길을 걸으며 나도 내 삶 속에서 빛의 순교자로 오래오래 교리교사로 살 수 있도록 기도하고 싶었거든요.

 

더불어서 순례를 마치고는 나에게 주는 상으로 괜찮은 숙소에서 1일 호캉스도 계획을 했구요 ^^

 

그래서 출발 시간부터 코스, 그리고 코로나19 때문에 혹시 성지 개방시간에 변경은 없는지 꼼꼼하게 준비를 했어요.

 

저의 계획은 3월 18일 새벽에 집을 출발해서 치명 순교길을 걷고, 오후에 명동성당에서 미사 후 미리 마련해둔 숙소에서 편안하게 쉬는거였어요.

 

제가 걸을 김대건 신부 치명 순교길 코스는 아래와 같아요.

 

출처: 천주교 서울대교구 순교자 현양위원회 홈페이지 

 

당고개 순교성지의 경우 성지개방을 정오까지만 한다고 해서 그 시간안에 도착할 수 있도록 늦어도 오전 9시에는 출발하고자 했어요.

그리고 절두산 순교성지에는 한국천주교 순교자박물관이 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시간별로 40명씩 예약을 받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평일이지만 혹시 몰라서 도착시간에 비슷한 시간으로 예약을 해 두었답니다.

 

도보 성지 순례 - 출발

 

18일 새벽 4시 50분에 집에서 출발을 했어요.

대전역에서 6시34분 KTX를 타야했기 때문에 일찍 나와야 했네요.

캄캄한 새벽이었지만, 산 새들의 울음 소리가 정말 듣기 좋았어요. 

마치 잘 다녀오라고 인사라도 해주는듯 했지요.

대전역에 도착해서 편의점에서 구입한 구운달걀과 우유로 아침식사를 간단하게 했어요.

역사내에서는 먹을 수가 없어서 잠시 주차장으로 나와서 먹었는데 그때 찍은 하늘이에요!

동이 터오기 시작해서 하늘 색이 정말 예쁘죠?

 

기차가 출발할 때에는 이미 동이터서 창 밖이 밝아졌어요!

언제나 기차를 타고 출발할때가 가장 설레는것 같아요.

 

50여분을 기차로 달려 7시 40분쯤 서울역에 도착해서 바로 광화문 우체국으로 향했어요.

이번 도보성지순례의 시작점이 될 우포도청 터가 바로 광화문 우체국 앞 화단에 있는거 아시죠?

 

 

오늘 순례길 동안 주님께서 함께하시기를 기도하며 이 곳에 잠시 머물렀다가 8시 40분경 본격적인 도보성지순례길에 올랐습니다.

휴대폰 네이버 지도를 이용해서 걸으니 많이 복잡하지 않았어요.

다만 이 시간이 직장인들 출근시간이라서 도심속에서 걸을 때에는 좀 복잡하긴 했네요.

하지만 그런 군중속에서 예수님과 김대건 신부님을 생각하며 걸을 수 있다는것도 큰 은총이라 생각하고 기쁘게 걸었어요.

 

그렇게 걸어서 두 번째 순례지인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에 도착을 했습니다.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에 도착한 시간이 9시 정도 되었어요.

이런~~ 제 걸음이 빨랐는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의 개방시간이 9시 30분이라서 아직 입장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공원을 잠시 둘러보고 조용히 모닝커피 한 잔을 하기로 했지요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는 조선 시대의 공식 사형 집행장이었어요.

1801년 신유박해 이래 이 곳에서 순교한 신자들은 신원이 확인된 이만도 100여명에 달한다고 해요.

이 가운데 44위가 시성이 되었는데, 단일 순교지로는 성인을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이기도 하지요.

 

 

공원 한 쪽에 계시는 "노숙자 예수"에요.

이 곳에서는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기를 바라면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하네요.

그 모습이 너무나 사실적이서 놀랐어요. 발에 십자가 자국이 가슴을 아프게 하네요.

 

박물관 개방시간을 기다리며 근처 카페에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마셨어요.

다음 순례길과 시간도 체크하고, 점심은 어디서 뭘 먹어야할지도 고민을 했지요.

참고로 천주교 서울대교구 순교자 현양위원회 홈페이지에서는 순례신청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어서

성지에 대한 설명도 들으면서 함께 도보순례를 할 수 있더라구요.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으니 자세한 것은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드디어 개방시간 9시 30분이 되어서 박물관으로 입장을 했어요.

평일인데다가 오전이라 그런지 박물관을 방문한 사람은 저 밖에 없었고, 무슨 행사 때문인지 촬영팀이 촬영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더라구요.

그래도 박물관을 둘러보는데 크게 지장이 있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제가 폐가될까싶어서 조용조용 둘러보았답니다.

박물관에는 우리 천주교 역사에 관련된 많은 자료들부터 작가들의 작품들까지 볼거리가 정말 많았어요.

그 중에서 한 영상물을 보면서 마음을 찌르는 단어가 있었는데 바로 "척사윤음"이라는 말이었어요.

뭔가 굉장히 소름끼치는 기분이 들었는데 전시되어 있는 자료들을 보니 그것이 바로 우리 천주교를 공식적으로 박해하기 위한 빌미였더라구요. 바로 헌종이 내린 교지였어요.

살아있는 것은 모두 목숨을 끊으라는 내용까지 있는걸로 보아 우리 천주교인들에 대한 박해가 얼마나 심했을지 짐작이 가더라구요...ㅜㅜ

 

약 1시간정도를 박물관 관람을 하고 다음 순례지인 당고개 성지로 출발을 했어요.

 

박물관을 나오면 길 건너편으로 죽림동 약현성당이 보이지요!

죽림동 약현성당도 몇 년전 순례를 했던 곳이에요. 그 때는 드라마 열혈사제 때문에 정말 와보고 싶던 곳이기도 했거든요.

오늘은 멀리서만 눈 도장을 찍고 바이바이~~

 

약 1시간 정도를 열심히 묵주기도를 들으며 ( 한 손에 휴대폰으로 지도를 봐야해서 묵주를 들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어플로 묵주기도를 들으면서 걸었답니다.) 걸어서 당고개 순교성지에 도착을 했어요.

 

아파트 사이에 자리한 조용한 성지. 다시 방문한 성지가 정말 반가웠어요.

성지 개방이 12시 까지이기는 하나, 도착한 시간이 11시 20여분, 마침 미사중이었어요.

그래서 내부로 입장이 좀 곤란하기는 했는데 입구에서 관리중이던 자매님께서 감사하게도 들여보내 주셔서 성지를 조용히 둘러볼 수 있었답니다.

 

당고개 순교성지는 박순집 증언록에 따르면, 1846년 9월 16일(헌종 12년, 병오박해) 최초의 한국인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 새남터로 향한 참수 길에  서소문 밖 네거리를 거쳐서 새남터 형장에 도착하기 전 잠시 쉬어 갔던 곳이라고 해요.

 

 

성지에는 예쁜 성물방도 있는데 지금은 공사중이었어요.

지난 방문때에 둘러봤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

이 곳에서 조용히 거닐며 묵상을 하고 땀을 식혔어요.

1시간 정도를 걸어왔더니 제법 다리도 묵직하니 무거워지고 땀도 뻘뻘 흐르더라구요.

복도에 앉아서라도 신부님의 강론 말씀을 듣고 싶었지만, 계획한 순례 시간이 있었기에 아쉽지만 다음 성지로 발길을 돌렸어요.

 

다음 성지인 새남터 순교성지까지도 약 1시간 정도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당고개 순교성지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어요.

계획했던대로 조금 걷다가 만난 샌드위치 매장에서 가볍게 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다시 걸음을 재촉했어요.

 

3월 18일 이 날은 날씨가 정말 포근했어요.

오전인데도 쏟아지는 햇볕도 뜨겁고 기온도 높고~ 좀 서늘할 거라는 생각만 하고 모자를 못 챙겨온게 아쉽더라구요

마스크를 착용해서 혹시라도 눈 부분만 까맣게 타는것은 아닐까 하고요~

하지만 이것도 훈장이라면 훈장이겠죠?

 

당고개 순교성지에서 새남터 순교성지까지도 1시간 정도를 걸었어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오후 1시정도에 도착예정이었는데 제가 걸음이 좀 빨라요

그러다 보니 12시 30분경 도착을 했네요

막 점심시간... 헉!!

 

 

성지 내부를 볼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잠시 마당 벤치에 앉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기도"를 바쳤어요.

 

1846년 9월 16일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 군문 효수형을 당한 바로 그 장소라는 의미에서 한국 천주교회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곳. 새남터 순교성지!

새남터 순교성지는 조선 시대에 순교한 성직자 열네 명 가운데 열한 명이 순교한 곳이에요.

이 가운데 여덟명의 성직자와 교회 지도자급 평신도 세 명이 성인 반열에 오른 한국의 대표적인 순교성지이지요.

한강변에 있는 새남터 순교성지는 조선 초기부터 군사들의 연무장으로 사용이 됐고, 국사범을 비롯한 중죄인의 처형장으로 사용되어 왔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정면은 예전에 찍어서 이 날은 예수님의 시선으로 찍어 보았어요.

따뜻하고 그윽한 눈으로 서울을 바라보고 계시는게 맞겠죠?

 

성지를 둘러보며 잠시 땀을 식히고 이제 마지막 순례지인 절두산으로 향했어요.

새남터 순교성지에서 절두산 순교성지까지는 한강변을 걷게 된답니다.

복잡한 도심속을 걷는것 보다는 탁 트인 한강변을 걷는게 좋긴한데 이번 순례길 중 가장 긴 코스였어요.

 

 

뜨거운 햇살을 받고 많은 양의 땀을 줄줄~~ 흘리며 귀로는 묵주기도를 듣고 바치며 1시간 30분 정도를 걷고 또 걸었어요.

한강변에는 많은 오리들이 저렇게 쉬고 있더라구요.

하느님께서 만드신 이 아름다운 자연!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걷다가 잠시 숨을 고르며 오리가 쉬는 모습을 보며 땀을 닦기도 했어요. 그런 휴식이 정말 꿀맛!

이미 발은 물집이 잡혔는지 걷기가 좀 불편하더라구요.

몇 년전 주일학교 여름신앙 캠프로 그 무더운 여름날 무려 42킬로미터도 걸어봤는데 고장 몇 시간 걸었다고 발에 물집이라니~~ 그 만큼 제가 나이를 먹었나봐요... ㅎㅎ

그렇게 1시간 30분을 걸으니 저 멀리 절두산 순교성지가 보였어요.

얼마나 반갑던지요~~

 

 

절두산 순교성지

한국 천주교회는 1846년 김대건 신부의 순교 후 100년이 지난 1946년, 전국 단위의 순교자현양위원회를 결성한 후 10년간의 모금활동을 통해서 양화진에 부지를 매입하고 성지를 조성하였습니다.

1966년 병인박해 100주년을 기념해 김대건 신부 광장과 기념관을 준공하고, 1967년에 축성된 절두산 순교성지는 기념성당, 성인 유해실, 한국 천주교 순교자 박물관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또한 김대건 신부 탄생 150주년이 되던 1972년에는 김대건 신부 기념동상이 광장에 세워졌답니다. 성지 일대는 1997년 '서울 양화나루와 잠두봉 유적(사적399호)'으로 지정되었다고 해요.

 

평일이지만 절두산 순교성지에는 꽤 많은 순례자들이 있었어요.

순례자들 뿐만 아니라 성지 외부를 산책하는 일반인들도 꽤 많더라구요.

저는 조용히 십자가의 길을 바치고 성지를 둘러보았어요.

제가 박물관 관람을 예약한 시간이 3시 20분인데 조금 일찍 도착한 덕에 십자가의 길을 할 여유도 있었네요.

그리고 관람시간까지 성지 바로 아래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시원한 주스한잔으로 땀도 식히고 발의 피로도 잠시 풀 수 있었어요.

 

 

제가 하는 일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닥 잘 되는 편은 아니에요.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도보성지 순례를 하는 이 날은 주문이 꽤나 쏠쏠~ 들어오더라구요.

덕분에 시원한 주스마시면서 잠시 업무도 볼 수 있었네요.

역시 하느님!!

 

 

드디어 관함시간 3시 20분이 되어서 박물관으로 향했어요.

박물관 옆 성당에서는 마침 3시 미사가 봉헌중이었어요.

성지 미사는 꼭 미리 신청을 해야 참례가 가능하니 미사참례를 원하시는 분들은 꼭 성지 사무실로 문의하세요!!

현재 박물관에서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기념 특별전 ; 오랜 기다림, 영원한 동행' 이 전시중이었어요.

조선시대 천주교회의 시작부터 조선 최초의 사제가 되어 귀국하고 순교하기까지의 긴 여정을 만날 수 있었어요.

신부님께서 남기신 수 많은 서한과 자료들을 보며 이 땅에 참 신앙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얼마나 큰 노력을 하셨는지 다시한번 가슴 속 깊이 담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박물관 내부는 일부러 사진을 찍지 않았어요. 기회가 되신다면 직접 관람하시기를 추천드려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 전대사도 받을 수 있으니 그 조건도 확인하시고 은총 가득한 시간 되셨으면 좋겠어요.

참고로 전대사 요건을 알려드릴게요.

 

◆ 전대사 받는 조건

- 전대사의 통상조건(고해성사와 영성체를 하고, 교황님의 지향에 따른 기도를 바친다)을 채우면서 아래의 내용 가운데 하나를 실천한다.

1. 교구장 주교가 지정한 성지와 성당 중에서 어느 곳이든 순례하고, 희년 주요 행사 중 한 가지 참여하기 

또는 한국인 두 번째 사제 '하느님의 종'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시복시성을 위한 기도와 주모경 바치기

( 희년 주요 행사는 명동성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절두산의 오랜 기다림, 영원한 동행 이 전시도 해당이 된답니다.)

2. 성 김대건 사제의 유해나 유물 앞에서 알맞은 시간 동안 경건한 묵상을 한 뒤 주님의 기도와 신경을 바치고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삿제를 부르는 간구로 기도를 마칠 때

3. 노인 병자 그리고 중대한 이유로 집에서 나갈 수 없는 이들도 모두 자신의 죄를 뉘우치며 되도록 빨리 세 가지 통상 조건을 채우겠다는 지향을 지니고, 김대건 성인의 상본 앞에서 희년 경축에 영적으로 자신을 결합시켜 자신의 기도와 고통, 또는 힘겨운 삶을 자비로우신 하느님께 봉헌하기

 

위 내용 참고하셔서 전대사의 은총도 받으시길!!

 

저는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무사히 도보순례를 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땀에 절은 몸을 뉘울 숙소로 향했어요.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다시 부랴부랴 명동성당으로 향했지요.

숙소를 명동성당 근처에 잡았거든요! 왜냐구요? 명동성당에서 평일 저녁미사가 오후 6시와 7시 두 차례 가능하거든요.

도보성지 순례도 좋지만 마무리는 미사로 꼬~~옥 하고 싶었어요.

 

 

명동성당에 도착하니 5시가 조금 넘었네요.

언제와도 좋은 명동성당~~

 

 

바로 코로나19 역학조사용 명단을 작성하고 성당옆에 줄 서계신 분들뒤에 서서 차례를 기다렸어요.

그러다 고해성사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전대사도 받아야하고 이제 곧 사순판공도 봐야하는데 오늘 고해성사를 보는게 더 의미있겠다 싶더라구요

그래서 한 자매님께 어디에서 성사를 볼 수있는지 물어보았더니 친절히 알려주시더라구요

 

 

따로 마련된 상설고해소가 있었어요.

마침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바로 들어갔지요.

한 형제님께서 친절하게 체온체크해주시고 손소독제 뿌려주시고~~

그리고 고해성사를 보았어요.

성사를 보고 나오는데 정말 마음이 가볍더라구요!!

이 마음 그대로 미사를 봉헌할 수 있으니 그 또한 얼마나 기쁘던지요!!

잠시 경당에 들러서 기도를 바치고 성당으로 가 미사를 봉헌했어요.

 

 

이렇게 6시 저녁미사까지 봉헌하고 나니 밖은 어둑어둑!!

명동성당의 곳곳이 따뜻한 색감의 불빛들로 가득 채워졌어요.

 

하루종일 걷고 땀흘리고 그러고보니 먹은거라곤 샌드위치랑 주스 한 잔이 전부였더라구요.

그래도 나름 저만의 10주년 기념일인데 뭘 먹을까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맛있는 음식을 포장해서 숙소에 가서 맥주 한 잔이랑 먹을까, 케잌이라도 작은거 하나 사가지고 갈까?

별의 별 생각을 다 했지만 제가 선택한 저녁 메뉴는 바로 칼국수!!

명동성당 근처에 맛있는 칼국수 집이 있다고 검색으로 찾아봤거든요.

이런 날일수록 더 검소하게 보내자... 라고 생각하고 칼국수 집으로 고고~~

 

 

명동성당 후문쪽으로 나와서 조금 이동하면 명동교자라는 곳이 있더라구요.

맛집으로 소문이 난 곳이라서 저도 먹어보고 싶었어요.

입구에서 체온체크와 손소독을 마치고 안내해주신 1인석에 앉아서 이 집의 가장 메인 메뉴라고 하는 닭칼국수를 주문했어요.

교자4개가 함께 나오는데 그 국물이 정말 진하고 맛있더라구요.

오늘 하루의 피로가 뜨끈한 국물 한 숟가락에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고 캔맥주 1개랑 가벼운 스낵하나만 사가지고 숙소로 돌아왔어요.

 

 

뜨거운 물로 샤워까지 마치고 야경을 바라보면서 마시는 맥주 한캔의 맛이 정말 꿀맛이었어요.

그리고 앉아서 저의 교사 10년을 돌아봤지요.

힘들다고 징징거린 적도 많지만 그 보다 행복했던 적이 훨씬 더 많더라구요.

그 동안 저를 이끌어 주신 신부님들과 수녀님들... 감사한 분들도 정말 많구요...

앞으로도 주님이 그만 쓰신다고 할 때까지 열심히 교사생활 하자고 다짐하면서 저만의 교리교사 10주년 기념 도보성지 순례를 마무리 했네요.

 

침대에 누워 오늘 걸었던 경로를 휴대폰 어플에서 확인했어요.

오늘 하루 32.4킬로미터를 걸었네요.

이 긴 거리를 걷는 동안 함께 해주신 예수님 감사해요~~!

 

그리고 자정이 되자 또 어플 알림이 울리네요.

바로 10주년이 되었다는 알림!!

유스티나야 10년간 고생했어! 그리고 앞으로도 쭉~~ 잘 해보자!!

 

 

이렇게 저의 특별한 하루를 마감했어요.

발에 물집도 잡히고 자는 동안 계속 종아리를 주물러야 할 정도로 피곤했지만 행복한 피곤함이었어요.

이제 또 언제 이런 시간을 가져볼까요?

15주년? 

그 날도 기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예수님 안에서 아이들 많이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이상 유스티나의 도보성지순례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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