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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자로 살기/성지순례

[온라인 성지순례] 9. 서울교구 용산 성직자 묘지, 우포도청 터, 의금부 터

by 풀꽃향기 2020.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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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3곳씩 온라인으로 성지순례를 하고 있어요

3월달에 하기로 했던 본당의 성지순례도 코로나때문에 취소가 되고 많이 아쉽습니다만, 이렇게 조용히 앉아 온라인으로라도 성지를 둘러볼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오늘도 순례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성지순례할 곳은 용산 성직자 묘지, 우포도청 터, 의금부 터 입니다.

우포도청 터와 의금부 터는 재작년겨울에 순례길을 걸으며 방문했던 곳인데 다시 보니 새롭네요

 

 

 

1. 용산 성직자 묘지

 

한국 교회에서 언제 이곳에 성직자 묘지를 마련하기로 결정하였는지는 정확한 기록이 없습니다.

다만, 1887년 이 일대를 신학교 부지로 매입한 직후에 결정되었을 것으로 추청하고 있습니다.

당시 조선대목구는 용산 함벽정(현 원효로 성심 여자 고등학교 자리)과 삼호정 일대의 임야를 매입하여 여주군 강천면에 있던 예수 성심 신학교를 옮기고, 삼호정 뒷산을 성직자 묘지로 정하였습니다.

 

현재 용산 성당 내에있는 성직자 묘지에는 주교 4위, 신부 64위, 신학생 2위, 치명자 1위 등 모두 71위가 안장되어 있습니다.

특히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 임명되었지만 끄태 조선에 들어오지 못하고 만주 땅에서 병사한 브뤼기에르 주교의 유해를 조선교구 설정 100주년을 맞아 1931년 10월10일 이곳으로 이장함으로써 성직자 묘지로서의 의미가 더 깊어졌습니다.

 

1961년부터 시작된 '성직자 추모미사'는 해마다 11월2일 오후 2시에 교구장과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하고 있습니다.

이곳 용산 성직자 묘지는 지금도 신자들의 신심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으며, 한국 교회의 자부심이자 신앙의 토대로 보고있습니다.

 

 

2. 우포도청 터

 

우포도청은 조선 중종 무렵 설치되어 1894년까지 350여 년 동안 존속한 서울의 포도, 순라 기관으로 중부 서린방 혜정교 남쪽 인근(현 광화문 우체국 자리)에 위치하였으며, 서울 서부, 북부와 경기우도 등을 담당하였습니다.

 

103위 성인 중 22위, 124위 복자중 5위가 포도청에서 순교하였는데, 기록상 분명히 우포도청에서 순교한 성인으로는 1839년 기해박해 때 열세 살의 어린 나이로 순교의 영광을 얻은 유대철 베드로 성인이 있으며, 병오박해 때 한이형 라우렌시오, 우술임 수산나, 김임이 데레사, 이간난 아가타, 정철염 가타리나가 우포도청에서 끝까지 신앙을 증거하다가 혹독한 매질 아래 순교하였습니다.

[기해일기]를 쓴 현석문 가롤로 성인도 우포도청에서 갇혔는데, 이 때 신자들을 위로하고 순교로 나아갈 수 있도록 권면하였습니다.

 

특히 우포도청은 한국 천주교회의 마지막 순교자들을 탄생시킨 장소입니다.

1879년 드게트 신부와 함께 체포되어 우포도청에 수감되었던 이병교 레오, 김덕빈 바오로, 이용헌 이시도로가 이곳에서 아사하여 한국 천주교회의 마지막 순교자가 되었습니다.

 

 

 

3. 의금부 터

 

의금부는 조선 시대 왕명을 받들어 죄인을 추국하는 일을 맡아 보더 관청으로 금부, 금오, 왕부라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박해시기, 천주교 신자들은 서울의 좌,우포도청과 지방의 각 진영과 군, 현에서 문초를 받았습니다.

그들 가운데 중죄인, 곧 주교와 신부, 평신도 지도자들은 국왕의 명령에 따라 의금부로 압송되어 국문을 받았습니다.

 

1801년 신유박해 때 권철신 암브로시오가 순교한 이래 많은 천주교 선교사와 지도층 신자들이 이곳에서 신앙을 증언하였습니다. 이승훈 베드로와 주문모 야고보 신부, 최창현 요한 회장도 의금부에서 문초를 당하였고, 성 라우렌시오 범 앵베르 주교, 성 베드로 나 모방 신부, 성 야고보 정 샤스탕 신부, 성 정하상 바오로 등 성직자와 교회 지도자들이 의금부에서 혹독한 국문과 문초를 받았습니다.

 

1866년 병인박해 때에도 베르뇌장 시메온 주교, 브르트니에르 백유스토 신부, 도리 김 베드로 신부, 볼리외 서 루도비코 신부와 전장운 요한, 최형 베드로, 정의배 마르코 성인이 의금부에서 문초를 당하면서도 꿋꿋이 신앙을 지켰습니다.

 

성인들의 이야기를 접할때면 항상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내가 저 시대에 태어나 하느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고문을 받고 목숨을 바쳐야 한다면, 저들처럼 기쁘게 순교할 수 있을까?

혼자 생각하여도 얼른 "그래야지"라고 답이 나오지 못하니 참...

너무나 나약한 존재이기에 매일 이렇게 순교자들의 이야기를 접하고 기도하면서, 기쁘게 순교한 그들처럼 저도 하느님께 기꺼이 저를 바치도록 청하는 수밖에는 없는것 같습니다.

이제는 신앙때문에 목숨을 잃지는 않겠지만, 삶속에 내 자신을 봉헌할 수 있는 빛의 순교자가 되기를 오늘도 간절히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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