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촉촉하게 비가 내리고 있네요
이 비에 코로나 바이러스도 좀 씻겨 내려가면 좋으련만...
오늘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온라인 성지순례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오늘은 서울교구의 광희문성지, 김범우의 집터 그리고 노고산 성지를 둘러보겠습니다.
먼저 첫번째 순례지인 광희문성지 입니다.
광희문은 서울 성곽의 사소문(홍화문, 광희문, 소덕문, 창의문으로 사대문 사이에 세웠던 문) 중에 동남 방향에 있는 성문입니다. 장충단에서 한강 사이의 남소문이 없어진 뒤 북쪽의 수구문을 일컬어 광희문이라고 불렀습니다.
본디 수구문은 서소문과 함께 도성 안의 시체를 성 밖으로 운반해 내던 곳으로 송장 또는 시체의 문이라는 뜻에서 시구문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서울과 수원, 용인 등 인근 지역의 교우들이 도성 안으로 끌려 들어왔고, 가혹한 고문 속에서 배교를 강요당하다가 끝내 이를 거부함으로써 치명의 길을 가야했습니다.
도성 안에서 참수 치명한 순교자들의 시신은 짐짝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광희문 밖에 내다 버려졌으니 실로 생과 사의 갈림길이었지요.
살아서 이 문을 들어섰던 이들은 나중에는 시체가 되어 한마디 말도 남기지 못한 채 이 문을 나와야 했습니다.
1396년에 지어진 광희문은 6.25전쟁으로 문루와 성문 위 여장이 파괴되었다가 1976년 고증을 거쳐 복원이 되었는데, 도로를 개통하면서 원래 위치에서 약간 남쪽으로 옮겨졌습니다.
광희문과 함께 대표적인 시구문으로는 남한산성의 수구문이 있습니다.
광희문은 광희문 앞에 위치한 순교자 현양관 관할로 순교자 현양관에서 금,토,일 오후 3시에 미사를 봉헌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순례지는 김범우의 집터입니다.
한국 천주교회 창설 직후 명례방에 있던 김범우의 집에서 신앙 공동체인 '명례방 공동체'가 탄생하였습니다.
당시 이곳에 모인 신자들은 이승훈과 이벽을 비롯하여 권일신, 정약용, 최인길, 지황 등이었습니다.
또 김범우는 집주인으로서 신자들에게 "천주실의" , "칠극'과 같은 교회 서적을 보관하고 있다가 빌려주면서 교리를 전파하였습니다.
1785년 봄 명례방 집회에 모인 이승훈, 이벽, 정약용, 권일신, 권철신 등이 형조의 관리들에게 발각되어 체포되었는데, 이 사건을 '명례방 사건', 또는 '을사 추조 적발 사건'이라고 합니다.
당시 중인계급이었던 김범우는 가혹한 형벌을 받고 지방으로 도배(도형정배의 준말로 일정한 장소에 보내어 노역을 시킴)되어 그곳에서 고문의 여독으로 1786년에 선종하였습니다.
현재 명례방을 알리는 표석은 없지만, 중구 을지로 66KEB하나은행 본점 앞 장악원 터 표석 앞쪽을 김범우의 집터로 보고 있습니다.
순례객들의 확인도장은 서울대교구 역사관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역사관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5시까지(월요일 휴관)이니 참고바랍니다.
세번째 순례지는 노고산 성지입니다.
노고산 성지는 천주교 박해가 시작된 이후, 사형을 당하고 그대로 형장에 내버려진 순교자들의 시신을 신자들이 목숨을 걸고 관가의 눈을 피해 모셨던 곳 가운데 하나로, 여러 처형장과 가까워 많은 순교자들이 임시로 매장되었습니다.
1839년 기해박해가 시작되고 세명의 외국인 사제, 곧 앵베르 주교, 모방 신부, 샤스탕 신부가 9월21일 새남터에서 순교하였습니다. 이때 앵베르 주교의 나이 43세, 모방 신부와 샤스탕 신부는 36세로 동갑이었습니다.
이들의 시신은 사흘동안 버려져 있다가 한강변 모래톱에 묻혔습니다. 그 뒤 이십일 가량 지나서 7-8명의 신자가 죽음을 무릅쓰고 감시의 눈을 피해 시신을 거두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신자들으 시신을 큰 궤에 넣어서 현재 서강대학교가 자리한 노고산에 매장하였습니다.
4년 뒤, 시신을 훔쳐 낸 신자 가운데 한 명인 박 바오로가 가문의 선산인 관악산 줄기 삼성산에 유해를 이장하였습니다. 그 뒤 유해는 다시 이장하여, 1901년부터 현재까지 명동 대성당 지하 묘소에 모셔져 있습니다.
서강대학교는 순교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받들고자 2009년 6월15일 가브리엘관 앞에 순교 현양비를 봉헌하였습니다.
위치는 서울시 마포구 백범로 35,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 앞입니다.
하느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죽어서도 시신마저 저리 버려졌다니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또한 죽음을 무릎쓰고 그 시신들을 거두어준 신자들의 마음도 너무나 이해가 갑니다.
이런 마음으로 우리도 하느님을 따르는 마음을 좀 더 견고히 하고 항상 기도하며 생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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